슬로우조깅 효과와 방법, 3주 만에 혈당·내장지방 변화
KBS 「생로병사의 비밀」이 슬로우조깅(걷는 것과 비슷한 느린 속도로 가볍게 뛰는 달리기)을 3주간 실천한 참가자 세 명의 몸 상태를 추적했다. 슬로우조깅은 "적은 힘으로 큰 효과를 낸다"는 운동으로 소개됐다. 걷기와 비교한 실험 결과, 참가자들의 혈당·내장지방·근력 변화, 따라 할 수 있는 슬로우조깅 방법까지 방송 내용 그대로 정리했다.

슬로우조깅과 걷기, 발 딛는 법부터 다르다
제작진은 젊고 건강한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걷기와 슬로우조깅의 족저압(발바닥 압력)을 비교했다. 슬로우조깅을 할 때는 뒤꿈치가 거의 땅에 닿지 않고, 압력이 발 앞쪽에 몰렸다. 걷기는 발바닥 앞뒤 모두 충격을 받는 데 비해 슬로우조깅은 앞쪽에만 힘이 실린 것이다.
보통 걷거나 뛸 때는 자연스럽게 뒤꿈치부터 땅에 닿는다. 반면 슬로우조깅은 좁은 보폭을 유지하며 앞꿈치(발가락 뿌리 쪽의 도톰한 부분)로 착지한다. 전문가는 이 착지 방식 덕분에 체중 부하가 족막(발바닥을 받치는 막)과 발바닥, 종아리 근육 쪽으로 분산돼 관절로 가는 충격이 흡수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슬로우조깅 효과, 힘은 덜 드는데 소모는 더 크다
같은 조건에서 비교하기 위해 트레드밀(러닝머신) 속도를 4km/h로 맞추고, 피실험자 두 명이 걷기 10분과 슬로우조깅 10분을 각각 해봤다.
심박수(1분 동안 심장이 뛰는 횟수)는 슬로우조깅이 걷기보다 15~20% 내외로 높았다. 같은 시간을 운동해도 슬로우조깅 쪽이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는 뜻이다. 칼로리 소모량도 함께 크게 늘었다(자막 표기 "최대 62.5%", 수치 표기가 뭉개져 정확한 값은 확인되지 않음). 전문가는 같은 속도, 같은 시간에 심박수와 칼로리 소모가 둘 다 높아지니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지면 반력기로 충격을 재봤을 때는 얘기가 조금 달랐다. 지면 반력기는 발이 땅을 디딜 때 받는 힘을 재는 판 모양의 장비다. 바닥에 이 장비를 설치하고 운동 중 발생하는 충격을 측정한 결과, 하체가 받는 최고 부하는 걷기와 슬로우조깅이 같았다. 그래서 제작진은 슬로우조깅을 "걷기만큼 힘들지 않은 쉬운 운동"이라고 정리했다.
다만 여기에는 조건이 붙는다. 전문가는 발을 앞으로 많이 뻗지 않고 몸의 중심 근처에서 앞꿈치 착지를 계속하면 부하가 전체적으로 줄어들지만, 몸에서 많이 벗어난 위치에 발을 뻗어 앞꿈치로 딛으면 오히려 부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슬로우조깅의 형태 자체가 발을 크게 뻗지 않고 몸 주변에서 부하를 받는 방식이라 안전하게 부하를 줄이는 방법이 결합돼 있다는 설명이다.
허벅지 근육은 걷기보다 확실히 더 쓴다
근육량이 늘면 기초대사량(가만히 있어도 몸이 쓰는 에너지 양)이 높아지고 골격을 잘 지탱해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제작진은 슬로우조깅이 근육 발달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했다.
허벅지 근육 활성도를 재보니 슬로우조깅이 걷기보다 대퇴직근(허벅지 앞쪽 가운데 근육)은 1.3배, 다른 허벅지 근육 부위는 1.8배가량 높게 나왔다(자막 표기 "대트 이드근", 정확한 명칭은 확인되지 않음). 방송은 슬로우조깅이 체중 감량 과정에서 발생하는 근육 손실을 예방하고 특히 대퇴부(허벅지) 근육 확대에 도움이 됐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전문가의 평가는 이렇다. 걷기는 운동 효과가 덜하다는 인식이 있고, 달리기는 하지(다리)에 충격이 많이 가서 위험하거나 힘들다는 인식이 있다. 슬로우조깅은 걷기의 단점인 운동 효과를 보완하면서 달리기의 부하도 크게 줄이기 때문에 양쪽 장점을 모두 가진 운동이라고 봤다.
참가자들은 이렇게 실천했다
프로젝트 14일차에 다시 만난 김상태 씨는 자신만의 속도를 지키며 천천히 뛰고 있었다. 턱을 들고 좁은 보폭으로 경쾌하게, 앞꿈치 착지로 하루 30분씩 느리게 달렸다. 조금만 뛰어도 몸에 열이 나고 땀이 맺히는 걸 체감했다고 한다.
식습관도 바꿨다. 기름진 음식 대신 건강식을 챙겨 먹기 시작했고, 8분 만에 식사를 마치던 습관을 버리고 천천히 여러 번 꼭꼭 씹었다.
김상태 씨가 든 뜻밖의 변화는 수영장에서 나왔다. 얼마 전 자유수영을 30분 했는데, 예전 같으면 한 바퀴 돌고 오면 귀에 물이 차서 꼭 빼야 했다. 그런데 30분을 하는 동안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았다. 수영법이 바뀐 게 없는데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강사는 발의 추진력이 좋아져 속도가 붙어서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그 말에 슬로우조깅이 기초 체력 여러 방면에 효과가 있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한경임 씨의 집에는 피자 냄새 대신 잡곡밥의 고소한 냄새가 찼다. 슬로우조깅을 시작하면서 몸이 가벼워졌고, 요리하는 즐거움도 알게 됐다.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있던 자신을 위해 정성을 들이는 일이었다. 본인 표현으로는 조금 먹어도 견딜 수 있다는 걸 깨달았고, 굶은 적이 한 번도 없었으며 견딜 만한 정도가 아니라 할 만하더라는 것이다. 운동은 오전 30분, 오후 30분씩 나눠 하루 총 1시간을 목표로 삼았다. 슬로우조깅을 하다 보면 행복해진다고 했고, 아침에 일어나면 잘 잤다, 개운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고 했다.
한미옥 씨는 남편과 함께 슬로우조깅을 나갔다. 매일 아내가 운동하는 모습을 기록하는 게 남편 몫이었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부부 사이도 더 좋아졌다. 유방암을 겪은 뒤로는 자신감이 떨어지고 자신을 위해 뭘 해야 할지 몰랐다고 한다. 운동하는 방법도 몰랐고 어느 정도가 무리인지 기준도 없었다. 슬로우조깅은 한 시간 정도만 해도 충분했고, 종아리와 허벅지에 근육이 붙자 서 있을 때 흔들리던 무릎이 잡혔다. 일자로 딱 서진다는 자신감이 함께 붙었다고 말했다.
세 참가자 모두 3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실천했다. 소감도 남겼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게 먹는 거고 제일 어려운 게 운동인 것 같다는 말,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는 말을 생각하며 뛰었다는 말, 힘든 것보다 뿌듯하다는 말이 나왔다. 변비약을 다섯 알씩 먹던 참가자는 약을 끊었고 몸이 가벼워지니 더 욕심이 난다고 했다.
3주 뒤 검사 결과, 혈당과 내장지방 수치가 바뀌었다
한 명도 탈락 없이 세 참가자는 약속대로 다시 동일한 검사를 받았다.
한경임 씨는 그동안 체중이 잘 안 빠지던 사람이었는데 3kg 이상이 빠졌다. 본인은 알지도 못하고 있었다. 내장지방(배 속 장기 사이에 끼는 지방) 면적도 눈에 띄게 줄었다. 지방량 수치는 574에서 516으로 내려갔고, 검사를 본 의료진이 3주 만에 가능한 일이냐며 놀랐다. 허리둘레가 줄면서 심혈관질환(심장과 혈관에 생기는 병) 위험에서 한 걸음 멀어진 셈이다.
한미옥 씨는 혈액검사 결과가 크게 좋아졌다. 공복혈당(한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잰 혈당)은 119에서 90으로, 당화혈색소(최근 몇 달 동안의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수치)는 7.0%에서 6.3%로 떨어졌다. 20년 동안 당뇨병을 앓으면서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수치였다(자막 표기 "광고에 들 정도로", 문맥상 정상 범위 진입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표현은 확인되지 않음).
전문가는 꾸준하고 규칙적인 저강도~중강도 운동이 혈액검사 수치와 내장지방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확인한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슬로우조깅의 체중 감량·대사증후군(뱃살, 고혈압, 고혈당, 높은 중성지방 같은 문제가 한꺼번에 겹친 상태) 개선 효과가 다차원적으로 연구돼 왔고,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 검증한 사례라고 한다.
슬로우조깅 전후 하지 근력 검사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허벅지, 종아리, 정강이 등 하체 근육이 발달한 게 확인됐다. 마지막에 전문가는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을 정도로 근력 강화가 확실히 됐고, 두 배로 강화됐다는 건 누가 봐도 강화된 것이며 환자 본인들도 그렇게 느끼기 때문에 앞으로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 운동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오늘 검사가 끝나면 저녁에 오징어와 짬뽕, 라면 국물을 먹으려 했는데 결과가 좋아지니 욕심이 나서 안 먹겠다는 말이 나왔다. 허리띠가 예전엔 끝까지 당겨야 겨우 맞았는데 이제는 쭉쭉 당겨도 계속 들어간다는 말도 있었다. 한미옥 씨는 당뇨 때문에 유방암까지 왔던 상황이라며, 하루 세 알씩 먹는 당뇨약을 줄여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했다.
다만 이건 참가자 세 명의 3주 사례다. 당뇨병 같은 지병이 있다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담당 의사와 먼저 상의하는 게 먼저다.
오늘부터 해볼 수 있는 슬로우조깅 방법
- 뒤꿈치가 아니라 앞꿈치로 착지한다.
- 보폭은 좁게 유지한다.
- 발을 몸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딛는다. 멀리 뻗어 딛으면 오히려 부하가 늘어난다.
- 턱을 들고, 자기만의 속도로 경쾌하게 달린다.
- 하루 운동 시간 목표를 정한다. 30분도 좋고, 오전·오후로 나눠 1시간도 좋다.
- 정한 시간만큼 천천히 달린다.
- (선택) 기름진 음식 대신 건강식으로 식단을 바꾼다.
- (선택) 식사는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다.
- 3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한다.
자주 묻는 질문
슬로우조깅은 걷기와 뭐가 다른가요?
발을 딛는 방법이 가장 큰 차이다. 걷기는 뒤꿈치부터 닿지만 슬로우조깅은 좁은 보폭으로 앞꿈치부터 착지한다. 방송 실험에서는 같은 속도로 해도 슬로우조깅의 심박수가 더 높았고, 하체가 받는 최고 부하는 걷기와 같았다.
슬로우조깅은 하루에 얼마나 해야 하나요?
방송 참가자들은 하루 30분에서 1시간을 목표로 삼았고,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하기도 했다. 정해진 정답이 있다기보다 자기 속도로 꾸준히 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거나 지병이 있다면 시간과 강도를 의사와 먼저 상의하는 게 좋다.
슬로우조깅 효과로 혈당이 내려가나요?
방송에서는 한 참가자의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가 3주 뒤 떨어진 결과가 나왔다. 다만 세 명이 3주 동안 한 사례이고, 식습관도 함께 바꿨다. 당뇨병이 있다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하고, 약을 줄이거나 끊는 것도 반드시 의사와 정해야 한다.
무릎이 안 좋아도 슬로우조깅을 해도 되나요?
방송에서는 앞꿈치 착지 덕분에 충격이 발바닥과 종아리로 분산된다고 설명했지만, 발을 몸에서 멀리 뻗어 디디면 오히려 부하가 늘 수 있다고 했다. 이미 무릎 통증이 있다면 시작 전에 진료를 받아 운동해도 되는 상태인지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달리는 중이나 뒤에 통증이 계속되면 멈추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방송 영상: youtu.be/…